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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행동 이야기

왜 무능한 상사가 임원이 될까? (feat. 피터의 법칙)

by curiousways 2025. 12. 25.

무능한 상사

 

"김 팀장님, 대리 때는 정말 날아다니셨는데 팀장 달더니 왜 저러시지?" "우리 임원분은 실무를 몰라도 너무 몰라. 보고하다가 속 터져 죽겠어."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불가사의한 일을 마주합니다. 분명 실무자 시절에는 에이스라고 칭송받던 사람이, 승진만 하면 갑자기 무능력한 '빌런'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사람이 변했다"거나 "초심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로렌스 피터 교수는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승진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직 내의 모든 사람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나는 단계까지 승진한다는 피터의 법칙. 오늘은 회사가 무능한 리더를 양산하는 소름 돋는 메커니즘을 파헤쳐 봅니다.

1. 승진이 당신을 무능하게 만든다

1969년, 로렌스 피터는 관료제 조직을 연구하다가 충격적인 가설을 내놓습니다. "조직에서 구성원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Level of Incompetence)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

쉽게 말해 이런 식입니다. 영업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원이 있습니다. 회사는 보상으로 그를 대리로 승진시킵니다. 대리 업무도 잘해내니 다시 과장으로 승진시킵니다. 과장 업무도 훌륭하게 수행하여 결국 팀장이 됩니다.

그런데 팀장의 역할은 영업을 직접 뛰는 게 아니라, 팀원들을 관리하고 전략을 짜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그는 한계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회사는 그를 다시 영업 사원으로 강등시키지 않습니다. 결국 그는 '무능한 팀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그 자리에 정년까지 머무르게 됩니다. 즉, 현재 무능한 상사들은 과거에 너무 유능했기 때문에 지금 그 자리에 갇혀 있는 피해자일지도 모릅니다.

2. 슈퍼 플레이어가 훌륭한 감독이 되지 못하는 이유

피터의 법칙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직급별로 요구하는 역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무자 단계(Individual Contributor)에서는 혼자서 공을 몰고 골을 넣는 개인기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관리자 단계(Manager)에서는 선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작전을 짜고, 동기부여를 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회사가 "축구를 잘한다"는 이유로 그를 "감독"으로 승진시킨다는 점입니다.

영업왕 김 부장이 팀장이 되어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는 관리하는 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팀원들이 답답해 보이면 "비켜봐, 내가 할게"라며 직접 필드로 뛰어듭니다. 결국 팀원들은 성장하지 못하고, 김 부장은 과로로 쓰러지며, 팀 성과는 망가집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현재의 지위에서는 실패 방정식이 되는 비극입니다.

 

[참고] 실무에 집착하는 리더의 심리 글 다시 보기 

3. 조직은 결국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진다

피터의 법칙의 결론은 꽤 암울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직의 상위 직급은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자리까지 승진해버린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됩니다.

아직 무능력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하위 직급의 직원들만이 실제로 조직을 굴러가게 만듭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왜 일하는 사람만 일하고, 윗사람들은 놀고 있을까?"라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승진'을 유일한 보상으로 여기는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꼭 관리자 타이틀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연봉은 임원급으로 주되, 역할은 실무 전문가(Specialist)로 남게 하는 듀얼 트랙(Dual Track) 제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요약 및 결론

피터의 법칙에 따르면 구성원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나는 단계까지 계속 승진합니다. 실무 능력과 관리 능력은 별개임에도, 실무 성과를 기준으로 관리자로 승진시키는 관행이 문제입니다. 결국 조직 상층부는 무능한 관리자들로 채워지게 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문가 트랙 같은 다양한 보상 체계가 필요합니다.

📌 Curiosity's Insight: 당신은 지금 '피터의 고지'에 서 있는가?

이 글을 읽으며 상사를 비웃고 있나요? 하지만 조심하십시오. 당신도 언젠가 피터의 법칙의 희생양 될 수 있습니다.

"승진하고 싶다"는 욕망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하지만 승진 제의가 왔을 때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더 높은 연봉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매니징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직무를 원하는 것인가?"

만약 당신이 사람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일보다, 내 손으로 직접 결과물을 만들 때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승진이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수 있습니다. 최고의 플레이어로 남아 박수받을 것인가, 무능한 감독이 되어 야유받을 것인가. 때로는 멈추는 것이 가장 빠른 성장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