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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행동 이야기

모든 모임에 다 나가야 성공할까? 직장인 포모(FOMO) 증후군과 본질주의

by curiousways 2026. 1. 17.

 

"오늘 저녁에 업계 교류회가 있는데, 피곤하지만 가야겠지? 안 가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도 있잖아." "동기가 주말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다는데 나도 껴야 하나?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해."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의무감으로 네트워킹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나요? 혹은 SNS에 올라오는 타인의 화려한 커리어 소식을 보며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불안했던 적은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직장인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언가 중요한 기회나 정보를 나만 놓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모든 제안에 'YES'를 외치며 자신을 소진시키는 현상입니다. 오늘은 이 불안의 실체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 도구인 본질주의(Essentialism)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1. 불안의 근원: 비교 본능과 손실 회피

우리가 커리어 포모에 시달리는 이유는 진화론적으로 설계된 뇌의 본능 때문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무리에서 도태되는 것을 죽음과 동일시해 왔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것을 나만 안 하고 있을 때, 뇌의 편도체는 이를 생존 위협 신호로 받아들이고 불안감을 증폭시킵니다.

여기에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손실 회피(Loss Aversion) 성향이 기름을 붓습니다. 우리는 10만 원을 얻는 기쁨보다 10만 원을 잃는 고통을 2배 더 크게 느낍니다.

직장 생활에 대입해 볼까요? 오늘 저녁 모임에 나가서 얻을 수 있는 불확실한 이득(좋은 인맥)보다는, 나가지 않았을 때 놓칠지도 모르는 손실(중요한 정보 누락)이 훨씬 더 커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몸이 부서져라 모든 기회를 쫓아다니게 됩니다.

2. 기회비용의 함정: 바쁜 바보가 되는 길

문제는 우리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가 유한하다는 점입니다. 포모에 휘둘려 모든 요청을 수락하고 모든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나의 본질적인 업무'나 '나를 위한 휴식'을 놓치게 됩니다.

그레그 맥커운은 그의 저서 <에센셜리즘>에서 이를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Less, but better)'의 원칙으로 설명합니다. 이것저것 다 조금씩 건드리는 사람은 에너지가 사방으로 분산되어 그 어떤 분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90점을 위한 집중인데, 불안감 때문에 50점짜리 활동 10개에 매달리느라 탈진해 버리는 '바쁜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 Curiosity's Insight: 네트워킹 좀비에서 벗어나 '조모(JOMO)'를 즐기는 법

# 저도 한때는 명함 수집가였습니다

저 역시 주니어 시절에는 심각한 커리어 포모 환자였습니다. 퇴근 후에는 온갖 직무 스터디를 쫓아다녔고, 주말에는 업계 컨퍼런스 맨 앞자리에 앉아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링크드인 일촌 수가 늘어나고, 다이어리에 일정이 빽빽하게 찰수록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죠. "나는 열심히 살고 있어, 나는 성장하고 있어"라는 일종의 자기 최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번아웃이 왔습니다. 수백 장의 명함을 모았지만 정작 내가 깊이 있게 고민해서 내놓은 나만의 결과물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허무함이란. 그때 알았습니다. 제가 했던 건 진짜 성장이 아니라, 남들이 만들어 놓은 판을 구경하러 다니는 '네트워킹 좀비' 생활이었다는 것을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가짜 노력'이었던 셈입니다.

# 중요한 것은 넓이가 아니라 깊이입니다

우리는 흔히 "어디서 대박 기회가 올지 모르니까 일단 발을 넓혀야 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진짜 좋은 기회는 얕고 넓은 인맥이 아니라 깊고 좁은 신뢰 관계에서 옵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100명을 만나는 것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동료 한 명과 깊이 있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거나, 내 분야의 책 한 권을 제대로 독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큰 기회를 만들어냅니다.

진짜 실력자들은 네트워킹 파티에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자기만의 '동굴'에 들어가서 실력을 갈고닦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비가 꽃을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꽃이 향기를 내면 나비가 알아서 찾아오는 법입니다. 당신이 향기를 내는 데 집중한다면, 굳이 불안해하며 밖으로 나돌 필요가 없습니다.

# 이제는 JOMO(Joy of Missing Out)를 선택할 때

포모(FOMO)의 반대말은 조모(JOMO, Joy of Missing Out)입니다. '놓치는 즐거움'이라는 뜻이죠. 남들이 다 가는 모임에 나가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오는 해방감과 기쁨을 의미합니다.

이제 당신의 커리어 전략을 포모에서 조모로 바꿔야 합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어떤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음, 괜찮은데 한번 해볼까?" 정도의 느낌이라면, 그것은 'NO'입니다. "와! 이건 무조건 해야 해!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거야!"라는 확신이 드는 '90점 이상의 기회'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거절하십시오.

거절이 두려운가요? 거절은 상대방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한 방어막입니다. 어중간한 것들을 쳐내야 비로소 진짜 중요한 것에 쏟을 에너지가 확보됩니다.

오늘 저녁, 불안감 때문에 잡았던 약속 하나를 취소해 보세요. 그리고 그 시간에 오롯이 당신을 위한 진짜 공부를 하거나 질 높은 휴식을 취해보세요. 무언가를 놓친 것 같아 불안한가요?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을 붙잡은 것입니다. 더 이상 남들의 속도에 맞춰 허겁지겁 따라가지 마십시오. 당신의 속도대로, 당신의 본질에 집중하는 삶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